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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erc Sci > Volume 29(4); 2020 > Article
근거기반 운동의학 시대의 도래
근거기반(Evidence-based) 운동의학이라는 개념은 근거기반 의학 (Evidence-based Medicine, EBM)과 운동은 약이다(Exercise is medicine, EIM) 이라는 두 개념이 합쳐진 새로운 개념이다. 하지만, “운동은 약이다” 라는 개념은 최근에 나온 개념은 아니다. 히포크라테스는 BC. 5세기, “Regimen in Health”라는 책에서 운동을 통해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더 나아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운동이 사용될 수 있다고 언급하였고[1], 히포크라테스보다 앞선 인도의 “Susruta (600 BC)”는 운동이 사지(Limbs)와 근육의 성장을 돕고, 근력과 지구력을 키우며, 비만을 줄이고, 소화를 촉진시키고, 피로를 예방하고, 체온을 높이고, 외모를 개선한다고 하면서, 심지어 각성과 기억력 그리고 지적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하였다[2]. 운동생리학 혹은 EIM 기원이 서양이냐 동양이냐 의 논쟁은 일단 뒤로하고, 중요한 사실은 2500–2600년 전에 이미 ‘운동은 약’이라는 개념이 논의되었고, 기록으로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운동은 약이라는 개념은 이론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적용이 되고 있다[3]. 2007년 American College of Sport Medicine (ACSM)은 American Medical Association과 Surgeon General의 공식적인 도움을 받아,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고, 관리하는 목적으로 의료인, 헬스케어 관련 종사자, 건강교육자가 운동을 치료와 상담의 일부로 도입하도록 하는 국제적 활동(Global Initiative)을 시작하였다[46]. 또한, 2020년 9월 현재, Clinicaltrials.gov에 ‘ exercise’라는 키워드로 검색하였을 때에 총 10,692개의 임상 연구가 등록이 되어 있고, pubmed. gov에서 “exercise is medicine”으로 검색을 했을 때에 총 460개의 논문이 검색되는 것을 볼 때에, 운동과 관련 수많은 임상 연구가 현재 진행이 되고 있고, 지속적으로 그 결과가 논문으로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법제도적 문제와 인식부족으로 의료진에게 운동이 치료의 일부로 인식되지 못하거나, 설사 인식된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치료의 수단으로 운동을 처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많은 이들이 운동이 다양한 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실제 환자의 상태와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고려하여 과학적 근거기반(Evidence-based)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플랫폼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근거기반의학은 1990년도에 나온 개념으로, 임상의사의 개인적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지 않고 현존하는 최상의 근거에 기반하여 환자를 위한 객관적 의료적 결정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7,8]. 이러한 EBM이란 개념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에 “새로운 의학적 접근과 방법론을 적용하느라 너무 바빠, 환자를 볼 시간이 없다” 라는 말이 나오며[9], EBM을 비판하는 시각이 있었지만, 2020년 9월 현재 EBM을 키워드로 pubmed.gov에 검색하면 총 5,597개의 논문이 검색되어질 정도로 지난 30년간 획기적인 발전을 보여왔다.
운동이 약으로 인정받고, 환자에게 처방 될 수 있게 하려면, EIM 이라는 개념이 EBM의 틀 안에서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EBM을 현장에서 적용하기 위해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근거(Evidence)가 얼마나 타당한가에 대한 부분이다. Evidence 중 가장 낮은 수준의 Evidence는 사례연구(Case report)에서 얻은 Evidence 이며, 다음은 사례 대조군 연구(Case control study), 그 다음은 코호트 연구(Cohort study),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그리고 체 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이다[10] (Fig. 1). 하지만, 관련 분야에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운동이 암 환자에게 유익하다는 것은 환자의 치료 상태에 따라 다르게 이해되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암을 아직 진단받지 않은 사람들에게 운동이 유익하다는 것은 운동이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고, 운동이 암 치료가 종료된 환자에게 좋다는 것은 운동이 암의 재발을 예방하고 생존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또한, 암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환자에게 운동이 좋다는 것은, 운동이 수술 후 회복을 촉진시키고, 더 나아가 퇴원을 앞당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 만약 아직 암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운동이 미치는 효과를 조사한 연구가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경우 아직 충분한 근거는 없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운동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효과를 검증해 나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Supportive Care in Cancer에 개제된 “Development process of an evidence-based exercise program for post-operative colorectal cancer patient”라는 논문은 근거기반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다[11]. An et al. [11]이 발표한 논문은 수술 후 대장암환자들을 위해 개발한 운동프로그램의 적용이 실제 환자의 Time to flatus와 재원 기간을 줄였다는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의 방법론을 확장하여[12] 발표되었지만, 위 개발 방법은 대장암 혹은 암환자에게만 국한이 되는 것은 아니며, 다양한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대장암 환자를 위한 운동프로그램 개발의 관점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환자를 위한 근거기반운동프로그램 개발의 첫 단계는 “체계적 문헌고찰”이다[13]. 과연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위해 운동을 적용한 선행 연구가 있는지, 그리고 있다면, 얼마나 있는지, 혹시 그런 연구들은 어떤 운동을 적용 했는지를 알아보고, 그 결과를 메타분석, 혹은 체계적 문헌 고찰을 실시한다[1416]. 그리고 2단계로, 환자를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신체활동 참여 실태를 조사하고[17], 운동참여 제약과 촉진 요인을 알아보고, 더 나아가 운동 프로그램 선호도를 조사한다[18]. 이어서, 3단계에는 “전문가 그룹 협의”, 즉 외과의사,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간호학과 그리고 운동의학 전공 전문가들이 만나서, 1단계와 2단계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특정 질환과 치료 시점의 환자들에게 운동은 어떤 유익을 줄 수 있으며, 그러한 유익을 주기 위해서는 어떤 운동을 해야하는지를 논의한다. 그리고, 4단계에서는 1, 2, 3단계에서 얻은 정보와 논의에 근거하여 “원형(prototype)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한다. 5단계에서는 4단계에서 개발한 원형 운동프로그램 수행 가능성을 검증한다(Feasibility study). 경우에 따라서, 환자에게 4단계에서 개발한 운동프로그램에 포함된 동작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특정기간(수일, 수주, 혹은 수개월) 동안 환자가 운동에 참여해 보도록 하는 경우일 수도 있다. 이후 6단계에서는, 이렇게 원형 운동프로그램을 환자에게 중재한 후에, 환자, 간호사, 의사, 운동을 실제로 중재한 운동전문가를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실시하여, 운동프로그램을 참여하는데 환자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혹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개선해야할 점이 있었는지를 알아본다. 이어서, 7단계에서는 6단계에서 얻은 정보에 근거하여, 3단계에서 만났던 전문가들이 다시 만나, “원형 운동프로그램을 보완 및 개선”한다. 8단계에서는 “예비(Pilot) 무작위 배정 임상중재연구”의 형태로 나눠서 진행한다 [19,20]. 그리고, 그 결과에 근거해서 프로그램을 한 번 더 개선할 수도 있고, 이어서 9단계 무작위 배정 임상중재연구로 바로 진행할 수도 있다. 9단계가 바로, 개발된 “운동프로그램의 유효성(Efficacy)을 검증”하는 단계이다[21,22]. 이어서, 10단계가 되면 “근거기반 운동프로그램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확보 및 보급”하는 단계가 된다.
Fig. 1.
Fig. 1.
Hierarchy of evidence medicine. Modified from model by Trustees of Dartmouth College and Yale University. All rights reserved. Produced by Jan Glover, David Izzo, Karen Odato and Lei 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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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는 대장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과학적 근거기반 운동프로그램 연구개발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하였다. 여기 논문에서 소개한 10단계의 근거기반운동프로그램 개발 과정은 암환자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과학적 효과가 검증된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운동이 약이다’ 라고 이야기하고 환자에게 처방하려면, 약을 개발하고 안전성과 효과성을 검증하고, 오랜 기간 부작용이 없는지 살펴 보듯이(1–4상), 운동프로그램의 안전성과 효과성 그리고 더 나아가 프로그램 이행률(compliance), 참여제약과 촉진요인 등을 치밀하게 연구해야 한다. 그래야 최근 의학의 또 하나의 트랜드인 맞춤의학(Tailored Medicine)에 맞추어, 보다 효율적으로 환자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 운동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은 한 두 연구자 혹은 한 두 기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앞으로 운동생리학회가 다양한 학회와 협력하여 운동의 효과를 검증하고, 프로 그램 개발 플랫폼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한국형 질환별 운동가이드라인등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제도권 내에서 운동이 꼭 필요한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성이 검증되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을 통해 운동이 약이라는 개념을 보다 더 보편화 시키고 현재의 보건의료 시스템에 포함시켜 현실화 시킬 수 있다면, 과학적 근거기반 운동을 통해 다양한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치료와 관리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사료된다.

Conflict of Interest

No author declares any conflict of interest.

AUTHOR CONTRIBUTION

Conceptualization: H Lee, J Jeon; Funding acquisition: H Lee; Writing-original draft: H Lee, J Jeon; Writing-review&editing: H Lee, J J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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